18인의 개성이 고스란히 묻어있는 시집

<시박> 저자 이승한 외 17명

입력시간 : 2020-02-01 00:45:10 , 최종수정 : 2020-02-01 00:49:28, 오도현 기자



책 소개


 <시박>은 이승한 외 17명의 작가의 시집이다.

 시집에는 각자의 개성이 고스란히 묻어있어서 상큼한 시부터 어두운 시까지, 수박 껍질부터 과육, 씨까지 다 담겨있다. 또한 독자들을 위해서 시에 대한 설명이나 시를 쓰는 과정, 혹은 시를 쓰면서 떠올렸던 것들까지 함께 담았다. 시와 같이 설명을 읽으면 독자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납득할 수 있을 것이다.

 책 소개 글에는 다소 재밌는 말이 수록되어, 읽는 이들을 폭소하게 만든다.

 '18명의 시인들이 인성에 커다란 하자만 없다면, 한 사람당 5.555명의 지인들만 책을 한 권씩 사줘도 최소 100권은 팔린다는 계산이 나온다. 기다리고 있다. 지인들이여.'

 시집 <시박>의 재미있는 책 소개만큼이나 18명의 작가들의 다양한 시들은 독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것이다.



<출처: 인디펍>



저자 소개


 저자: 이승한, 동준, 수박와구와구, 그림자멀록, 철(Fe)이 부족해, 시우(詩友), 주뱅, 몽돌, 유나, 와플, 한성주, szerelem, 이한, 델리키트그대, 세진, 찬우물, Kyo, 보리나무


 ㅣ이승한 

 1남 5녀 유복한 가정에서 복 받으며 자람. 세상 해맑게 웃고 다니는 복둥이

 "이 삶이 좋다"며 혼자서 즐겁다

 글은 삶의 기록으로서의 메모


 ㅣ수박와구와구

 대기업에 갈 수 있을 줄 알았으나

 지금 중소기업에 다니고 있다

 의외로 행복하다


 ㅣ그림자멀록

 33살, 역사학전공


 ㅣ철(Fe)이 부족해

 부족한 점: 금(金)

 넘치는 점: 화(火)

 사주를 보니 금이 부족하고 화가 넘쳐납니다. 금이 부족한다는건 결단력이 없고 우유부단하다는 의미도 되지만, 주변에 여자가 없다는 의미도 있습니다. 화는 남성을 상징하는데 주변에 여자 대신 남자들만 그득할 사주인가 봅니다. 20대때는 꿈과 이상은 높지만 그만큼 운이 따라주지 않아 불운할 것이라 했는데 정말 그대로 되서 신기하구요. 중년이 되어서야 잘 될거라곤 하는데, 사람 인생 가는 데에 순서가 정해진 것도 아닌데, 그냥 20대때 운이 좋아서 돈 많이 벌어서 그 후에 편안히 살았으면 참 좋았을텐데 한탄해보곤 합니다. 거기에 항상 사주 보시는 분들마다 하는 말씀이 너에겐 역마살이 있다고 하는데, 고려시대쯤 태어났으면, 그냥 스님이 되어서 이곳저곳 밥이나 얻어먹으면서 불공을 드리고 살았어야 되나 봅니다.


 ㅣ시우 詩友

 안녕하세요? 시우(詩友) 임혁진 입니다.

 詩友는 말 그대로 시친구입니다. 일상의 생경함을 시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저의 사진과 글이 여러 사람과 소통하며 함께하는 시작점이 되길 바랍니다.

 ㅣ주뱅
 고등학교 2학년 때 만들어진 별명입니다.
 '노는 만큼 성공한다.' 좌우명의 소유자. 
 6년간 육군 장교 생활을 했지만, 보수적인 삶을 탈피한 개방적인 마인드의 소유자.
 짧은 연식이지만, 밴드 보컬, B-BOY Dance, 뮤지컬, 상담 컨설팅, 비즈니스 등을 다양하게 경험했다.
 평범한 삶에서 행복함을 찾고, 사람의 소중함을 깨닫고, 시간을 남다르게 사용하고, 행복을 Create 하면서 인생을 즐기는 중입니다.

 ㅣ몽돌
 몽돌같이 살고 싶은 청년. 거친 파도가 밀려옴에 따라 몽돌의 표면은 부드러워지고, 단단해지며, 파도에 젖은 표면은 빛을 낸다. 몽돌처럼 작지만 강한 사람이고 싶으며, 시련에 더 빛이 나는 사람이고 싶은 청년. 제각각 모양이 다른 몽돌처럼 나와 겉모습은 닮지 않았지만, 다름을 존경할 수 있는 같은 '몽돌'을 만나고 싶은 청년.

 ㅣ유나
 요가와 영어로 돈을 법니다
 여행과 배움으로 돈을 씁니다
 책과 독서모임으로 시간을 쓰고 인생을 법니다
 버섯과 잘 노는 멋진 언니로 불립니다
 그리고
 밤마다 몰래 글을 씁니다

 ㅣ와플
 이 시대의 문화 예술을 사랑하는 지식인
 한 번 보면 또 보고 싶지 나란 사람 훗

 ㅣ한성주
 저는 사랑에 서툰 한 남자입니다.
 있을 때 잘하지 못하고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고 나서야
 그 사람의 소중함을 뼈저리게 느끼는
 그런 못난이입니다.

 ㅣszerelem
 숲을 좋아합니다
 뺨에 바람이 스치는 것을 좋아합니다
 그래서
 캠핑과 자전거 타는 것을 좋아합니다.
 잘 웃지만, 
 울기도 잘합니다
 감수성이 풍부한가 봅니다.
 여행도 좋아합니다
 꽂히면 10분 내로 배낭에 짐싸서 
 여행을 갑니다.
 가까운 사람을 소중히 여기는 이가 되고 싶습니다.
 감사와 긍정의 마음으로 살아가려합니다.

 ㅣ이한
 초등학교 때 친구들에게 내 아호(雅號)는 '이한'이라 짓겠다고 선언했다. 당시 친구들이 나를 '이한'이라 부르며 얼마나 놀리던지. 사실 나 자신조차 '이한'이라는 아호를 실제 쓰게 될 거라 상상하지 못하긴 했었다. 그런데 본 시집에 사용할 필명을 궁리하다 그 시절의 기억이 떠올랐다. 
 어린 시절 나에게 묻고 싶다.
 '어때? 해냈지?^.^'

 ㅣ델리키트그대
 
 ㅣ세진

 ㅣ찬우물

 ㅣKyo
 
 ㅣ보리나무 



목차

 세진  9 / 이승한  21 / 그림자멀록  29 / 철(Fe)이 부족해  35 / 몽돌  43 / 유나  51 / szerelem  59 / 와플  67 / 찬우물  73 / Kyo  79 / 보리나무  85 / 한성주  93 / 이한  101 / 델리키트그대  109 / 시우詩友  117 / 동준  123 / 주뱅  131 / 수박와구와구  137



본문

 난 오늘도 
 어떤 낯선 풍경을
 헤매었나

 빗금 그어진 표정을
 어루만져줄
 손금하나 어디 없나

 하루를 견디기 위해
 나는 
 희망의 무게를 생각한다

 "하루를 견디는 것의 무게를 생각하던 시절이 있었다.
 모든 것은 낯설었고 항상 사랑을 갈구했다.
 그 시절들이 주기적으로 돌아온다는 것을 깨달았다."

 - '일기' 중에서 -


 북 연주 같은 소리에
 추억할 수 없는 수들을 세고 말았다

 습기 가득한 공기에
 복원할 수 없는 향기들을 쫓고 말았다

 비의 말투에 감화되어

 "비가 오면
 더 민감해진 감각들과 명료해진 생각들이
 끝없이 무언가를 쫓게 만든다. 
 마치 비가 나에게 주문을 외는 것 같다."

 - '비의 말투' 중에서 -


 너를 보면 미소 짓게 된다.
 내 삶의 기억 속 틈틈이
 너의 모습이 들어차있다.

 새침하게 쳐다보던 표정부터
 생각나고
 내가 널 놔두고 무언가를 할 때면
 너는 참지않고 나에게 칭얼거렸지.

 넌 잠이 많아서 어디서던 잘 잤는데.
 은근히 먹는 건 가리더라.
 가끔은 칠칠지 못하게
 입에 무언가를 묻히면 내가 닦아주곤 했지.

 앞으로도 평생 함께 하자.
 나의 고양아.

 - '사랑' 중에서 -


 하염없이 뚫어지게 쳐다본다.
 씁쓸하다. 슬픔이 커진다. 

 내가 잘못했나 되새겨본다.
 나의 과거를 훑어본다. 무엇이 문제였는지. 
 너의 이야기를 곱씹어본다. 무엇이 기분나빴는지.
 
 미안하다. 내가 잘못했다.
 속으로 계속 용서를 구해본다.
 너에게는 전달되지 않게 속으로만.

 아무 일도 손에 잡히지 않는다.
 속으로 말만 되뇐다.
 미워, 미워, 미워
 제발, 제발, 제발.
 
 파도처럼 휘몰아치던 애증의 시간이 지나갔다.
 조금 마음이 차분해졌건만
 그래도 금세 힘들어진다.
 .
 .
 그러니 읽씹하지마. 제발. 나 힘들어.

 "읽씹의 괴로움을 표현. 읽씹 너무 힘듦.
 카톡은 제발 마무리하는 인사하고 나서 씹자. 제발."

 - '힘들다' 중에서 -


 조그마한 스피커에서 들려오는 멜로디.

 저깟 작은 스피커에 
 네 생각을 켜둔채,
 내 생각을 듣지않으려 눈을 닫았다

 "음악을 듣다보니 
 잠시 추억에 빠져 생각난
 조각케이크 같은 시입니다"

 - '네 생각' 중에서 -


 원래 삶이란 이런 건가요.
 카뮈형, 사막에서 버티는 게 삶인가요.
 외수형, 존버하는 게 삶인가요.
 정말 언제까지
 간만 보는 새를 바라만 봐야 하는 건가요.

 형
 우는 법은 어디서 배울 수 있나요.
 무언가 뻥 차고 싶은데
 사막에 있으면 어떻게 하나요.
 하나뿐인 선인장이 내 앞에 있어요.
 
 욕이 안 나오는건,
 내가 욕을 안해봐서.. 인가요.
 형들은 왜 다 죽었나요.

 나도 감옥에서
 내가 옳다고 외칠 수 있을까요
 나는 각방에 살고 싶어요.
 둘이라도 좋아요.
 혼자 먹는 튀밥은 왜 이렇게 맛있나요.

 - '형'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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