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거기가 되어버린 곳의 내가 전하는 의미들.

<지금, 여기를 놓친 채 그때, 거기를 말한 들> 저자 가랑비메이커

입력시간 : 2020-02-05 20:30:51 , 최종수정 : 2020-02-05 22:20:14, 오도현 기자


책 소개


 <지금, 여기를 놓친 채 그때, 거기를 말한 들>은 가랑비메이커 작가의 단상집이다.

 다음은 본문에 수록된 소개 글이다.

 「내가 서 있는 지금, 여기의 순간에

 스치는 이미지와 그 사이 스며들던 

 의미들을 붙잡아 기록했다.


 우리는 살면서 얼마나 많은

 '그때, 거기'라는 지나온 혹은 다가올 것에 

 '지금, 여기'라는 순간을 놓치며 살았는지.


 지금, 여기의 당신에게 이제는

 그때, 거기가 되어버린 곳의 내가 전하는 의미들.


 - '프롤로그' 중에서 - 」

 가랑비메이커 작가의 단상집 <지금, 여기를 놓친 채 그때, 거기를 말한 들>은 잔잔하게 내리는 가랑비처럼 위로가 되어 독자들의 마음을 적실 것이다.



<출처: 다시서점>



저자 소개


 저자: 가랑비메이커


 사춘기 시절, 숱한 밤을 종이와 펜을 붙들고 보냈다.

 자신을 위로하기 위한 글들이 다른 이들을 위로하기 시작한다는 것을 알게 되던 열일곱의 여름밤, 글을 쓰며 그들의 그늘을 지켜내겠다고 결심했다.

 다시 수계절을 돌아, 여전히 그늘이 있는 사람들을 사랑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들의 삶에 서서히 스며들고 싶다고.




목차


 1부 

 그럴 수만 있다면 / 하다만 / 고요히 남겨두고 싶은 / 사람은 떠나도 노래는 남는다 / 그날의 장면 / 우리는 모두 가을을 좋아했다 / 허공 / 500일의 썸머 / 마지막의 마지막 / 너와 내 사이를 스치던 그 시간들을 아무도 모른다 / 잊혀지는 것이 익숙해지는 것이 아픈 날이 온다 / 보이지 않는 것을 더듬는 밤 / 문턱 1 / 틈 / 이유 / 흐릿해져 / 새벽은 위험해 / 습관


 2부 

 이름 / 산다는 것은 / 향수 / 벽 / 성장통 / 닫힌 문 / 가을을 기다리는 사람들은 안다 / 언젠가 우리가 느린 걸음으로 마주한다면 / 또 다른 밤 / 미워지는 사람이 있다면 / 연약한 아침 / 우리는 무엇을 위해 / 언제부턴가 내게 돌아오는 상처들은 모두 데자뷰가 되었다 / 어른 / 어른이 되는 것 1 /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마주하는 세상은 애처롭다 / 구원 / 문턱2 / 우산 / 때로는 / 이상하고 환한 요일 


 3부

 위로 / 그저, 청춘 / 경계 / 너의 길이 될 것이다 / 빛 / 보이지 않는 곳 / 순간 안에 / 가을에 관한 나의 낭만이야기 / 새벽이라는 이름 / 달에게 / 각자의 장면들 / 느린 아침의 의미 / 겨울이 기다려지는 이유 / 낭비가 필요한 오후 / 나무가 들려준 관계법 / 길은 길로 이어져 있고 / 재회 / 그렇지만, 그래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 우리는 연약한 만큼, 덜 외로워져야 해 / 아득한 새벽 / 완전하지 않아도 


 4부 

 나는 그저 / 닿을 수만 있다면 / 다시, 문턱 / 고백, 하나 / 고백, 둘 / 지금, 여기를 놓친 채 그때, 거기를 말한 들 / 그때, 거기의 사랑 / 지금, 여기 / 문득 떠오르던 이름들 / 어른이 되는 것 2 / 깊은 슬픔 / 내가 나의 이름을 불러야 한다 / 문장과 장면들, 그리고 흐르는 모든 것들을 애정해 / 커뮤니케이션 / 이다음에 / 시선의 온기 / 존재만으로도 선물이 되는 꽃 같은 사람이 될래요 / 침묵이 찾아오기 전에 / 당신의 인디 / 내가 당신의 / 어떤 문장


 가랑비가 당신에게 




본문 


 당신이 듣고 싶은 말과

 내가 당신에게 전해야만 하는 말이 다를 때

 나는 가만히 당신의 손을 잡겠다


 때론 가벼운 눈짓, 손짓 하나가

 세상이 무너지는 것만 같은 순간에서 

 

 단 하나의 구원이 된다


 - '구원' 중에서 -



 그 문턱은 너무나도 좁다

 그래서 우리는 '우리'라는 이름으로 지날 수 없다


 너에게서 나를 떼어 놓고

 나에게서 너를 떼어내고도


 더 많은 것을 버려야만 한다


 때때로 '너'라는 존재는 너무 많은 것을 버리고

 가벼워진 몸으로 빠르게 문턱을 넘고 사라진다


 - '문턱 2' 중에서 -



 작고 나약하여 흔들거리는, 어디서든 만나고

 또 어디서든 헤어질 수 있는 그런 사람


 언제나 찾아오는 내일이 반갑지만

 지새우는 새벽에는 괴로움에 아스러지는 


 - '나는 그저' 중에서 -



 사라지는 것들을 우리는 기억하지 않는다

 

 기억되지 않는 것들은 불필요하고 하찮은 것들이 되어

 여기저기를 떠돌다, 사라져버린다


 한 때는 내 세상이었던 그 순간들은

 소리도 없이 그렇게 사라진다 


 - '닿을 수만 있다면' 중에서 -

 


 분주한 걸음으로 가득한 역 한 구석에 이름 모를 나물들과 함께 시들시들, 생기를 잃은 노인의 얼굴엔 어디선가 본 적 있는 서글픔이 있다.


 쏟아지는 사람들 사이에서 손을 뻗을까 거둘까, 한참을 망설이는 빨간 전단지의 나이든 사내가 위태롭다.


 만원버스에 구겨져 손잡이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는 하얗게 질려 버린 청춘과 '내릴 때 카드를 대주세요.'를 연신 반복하는 가는 귀 먹어가는 승객이, 그 위로 인상을 잔뜩 찌푸린 운전기사의 메마른 입술이 애처로워


 오늘도 난 마음을 질끈 감고 애써 모른 척 발걸음을 떼어 놓는다. 


 -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마주하는 세상은 애처롭다'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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